노스카나겔이 모든 여드름 흉터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붉은 자국이 생기든, 갈색 색소침착이 남든, 심지어 패인 흉터가 생기든 무조건 약국으로 달려가 노스카나겔을 샀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제품이 실제로는 비후성 흉터, 즉 튀어나온 켈로이드성 흉터에만 허가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지난 몇 년간의 제 루틴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노스카나겔, 정말 만능 흉터 연고일까
저는 여드름만 나면 자동으로 약국 앱을 켰던 사람입니다. 트러블이 가라앉은 자리에 뭔가 흔적만 남으면 "일단 발라보자"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스카나겔은 애초에 비후성 흉터에만 효능을 인정받은 제품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비후성 흉터란 상처 부위가 튀어나오는 켈로이드성 흉터를 의미하며, 피부 표면보다 돌출된 형태로 남는 것을 말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문제는 대부분의 여드름 흉터가 비후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붉은기, 갈색 색소침착, 패인 흉터 등은 애초에 노스카나겔의 허가 범위가 아닙니다. 바세린과 비교한 임상 연구에서도 비후성 흉터에 대한 효과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집에 있는 바세린을 한참 쳐다봤습니다. 몇만 원 주고 산 연고와 천 원짜리 바세린이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니, 허탈했습니다.
저도 실제로 노스카나를 써봤습니다. 처음엔 멋모르고 얼굴 전체에 발랐다가 입가가 따갑고 붉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사용량을 확 줄이고 트러블 올라올 기미가 있는 부위에만 얇게 바르니 붉은 자국이 옅어지는 속도는 체감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곪은 여드름을 잠재우는 건 오히려 항염 연고가 더 빨랐습니다. 결국 노스카나는 상황을 잘 맞춰 써야 하는 제품이지, 만능 통치약은 아니었습니다.
흉터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튀어나온 비후성 흉터: 실리콘 계열 제품이나 노스카나겔
- 패인 흉터: 피부과 시술(서브시전, 레이저 등) 권장
- 붉은기: 아젤리아 크림,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 제품
- 색소침착: 하이드로퀴논, 아젤리아 크림
제가 그동안 실수했던 건 이 네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여드름 흉터"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려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흉터 타입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쓸데없는 지출이 꽤 줄었습니다.
아젤리아 크림과 PDRN, 진짜 효과는
아젤리아 크림은 저에게 꽤 인상적이었던 성분입니다. 여기서 아젤리아산(Azelaic Acid)이란 곡물이나 효모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성분으로, 항염·항균 작용과 함께 색소침착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성분을 "약간 센 여드름 연고"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붉은기, 색소침착, 여드름 전반에 두루 쓰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자극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피부가 예민한 상태에서 처음 사용하면 따끔거림이나 각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발랐을 때 뺨이 살짝 붉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용 초반에는 저녁에만, 그것도 이틀에 한 번씩 적응 기간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거의 매일 쓰고 있고, 붉은 자국이 옅어지는 속도가 확실히 빨라진 것 같습니다.
반면 PDRN 화장품은 제게 실망을 안겨준 케이스입니다. PDRN(Polydeoxyribonucleotide)은 주로 연어에서 추출한 DNA 단편으로, 피부과에서 주사 형태로 시술할 때 탄력 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성분입니다. 저도 한동안 '연어주사 성분'이라는 말에 혹해서 PDRN 에센스와 앰플을 여러 개 사서 썼습니다. 왠지 피부가 차오를 것 같았고, 탄력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PDRN은 분자량이 수십에서 수백 킬로달톤(kDa)에 달하는 고분자 물질입니다. 여기서 킬로달톤이란 분자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피부 표면의 각질층을 뚫고 들어가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화장품 형태로 바를 경우 각질층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사처럼 진피층까지 직접 전달되는 것과는 효과가 완전히 다릅니다(출처: 한국피부과학연구정보센터).
결국 PDRN 화장품은 마케팅 용어에 가까웠습니다. 차라리 일반적인 주름 개선 화장품에 들어있는 아데노신(Adenosine) 성분이 PDRN보다 분자량이 작고, 실제 피부 흡수율도 높아 가성비 면에서 훨씬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저는 다시 기본 보습과 자외선 차단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살리실산과 좁쌀여드름, 제대로 쓰는 법
좁쌀여드름은 각질 막힘으로 인한 피지 정체가 원인입니다. 여기서 각질 막힘이란 죽은 피부 세포가 모공 입구를 막아 피지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며, 이로 인해 하얗거나 살색의 작은 돌기가 피부 표면에 올라오는 것입니다. 이럴 때 효과적인 성분이 살리실산(Salicylic Acid) 2%입니다.
해외에서는 살리실산 2% 제품을 토너처럼 매일 바르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대부분 "바르고 씻어내는" 제형으로 허가받았습니다. 약국에서 파는 에크린겔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한동안 에크린겔을 샀는데, 나중에 올리브영에서 살리실산 2% 토너나 에센스를 사는 게 가격 면에서 훨씬 이득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만 살리실산은 각질 제거 효과가 강해서 피부 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매일 쓰다가 피부가 건조해지고 따끔거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은 일주일에 2~3회, 그것도 좁쌀이 올라온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사용합니다. 대신 평소에는 여드름 기능성 세안제로 각질을 부드럽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꿨고, 좁쌀이 생기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에크논 크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 제품은 이부프로펜 피코놀(항염제)과 이소프로필 메틸페놀(항균제)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가 예민하거나 염증이 심할 때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젤리아 크림이 자극은 있지만 효과 면에서 더 강력하다고 느꼈습니다.
결국 화장품은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때 애크논, 애크린, 노스카나를 돌려가며 쓰던 사람이었습니다. 뭐가 나면 일단 뭔가를 더 얹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루틴이 단순해졌습니다. 세정, 보습, 자외선 차단, 그리고 필요할 때만 국소 치료. 이게 제 피부가 가장 덜 예민해진 방법이었습니다.
제품을 보기 전에, 먼저 제 흉터가 어떤 타입인지를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튀어나온 건지, 패인 건지, 붉은 건지, 색이 남은 건지. 그걸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쓸데없는 지출이 꽤 줄었습니다. 광고에 휘둘리기보단, 적어도 한 번쯤은 의심해보게 됐으니까요. 화장품이 예전처럼 두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