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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밀려오는 적군 속에서 살아남으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쟁영화입니다.

시작부터 숨 돌릴 틈이 없었습니다
처음 <덩케르크>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조용한데 이상하게 긴장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보통 전쟁영화라고 하면 시작부터 총소리와 폭발음이 계속 나올 것 같았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무언가가 곧 터질 것 같은 불안한 분위기가 먼저 느껴졌습니다. 특히 주인공 토미가 다른 병사들과 함께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총격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정확히 어디에서 총알이 날아오는지도 잘 보이지 않는데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을 보니 전쟁이라는 상황이 얼마나 무서운지 바로 느껴졌습니다. 토미가 가까스로 도망쳐 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이제 좀 살았나 싶었는데, 막상 해변에 도착하고 나니 더 답답했습니다. 눈앞에는 끝도 없이 많은 병사들이 줄을 서 있고,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언제 적군의 공격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배를 기다리는 모습이 묘하게 조용해서 오히려 더 불안했습니다. 그냥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순간에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토미가 어떻게든 배에 올라타려고 하는 모습도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영웅처럼 적군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입니다. 배를 타고 나서도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배가 침몰하거나 공격을 받는 순간마다 저도 같이 긴장하게 됐고, '이번에는 정말 죽는 것 아닌가' 싶었던 장면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잔잔한 전쟁영화인가 싶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오히려 조용한 순간이 더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화면에서 잠시라도 눈을 떼기 어려웠습니다. 혼자 영화를 보면서 주변이 조용하니까 이런 긴장감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재미있다기보다는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영화였고, 초반부터 '이 사람들은 과연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보게 됐습니다.
바다에서도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답답했던 곳은 역시 바다였습니다. 육지에서는 그래도 어디론가 뛰어갈 수 있지만 배에 올라탄 뒤에는 도망갈 곳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병사들이 배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공격을 받는 장면에서는 정말 안심할 틈이 없었습니다. 배가 기울고 사람들이 물속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순간적으로 숨을 멈추게 됐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들은 살기 위해 어떻게든 위로 올라오려고 하는데, 주변에는 이미 배에서 떨어진 사람들과 잔해가 뒤섞여 있고 어디가 위인지도 헷갈릴 것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장면을 보면서 전쟁에서 죽는다는 것이 꼭 총에 맞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가 침몰할 수도 있고, 불이 붙을 수도 있고, 바다에 빠질 수도 있고, 그냥 탈출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 인물들이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내는 것보다 무사히 살아남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민간 선박을 타고 덩케르크로 향하는 도슨과 아들 피터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쟁터로 향하는 것이니 당연히 무서울 텐데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바다로 나갑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병사들을 구조하러 가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위험한 상황을 직접 마주하고도 다른 사람을 구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묘해졌습니다. 반대로 민간인들이 전쟁터로 들어가는 모습이 멋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됐습니다. '굳이 저기까지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 한쪽에서는 파리어가 전투기를 몰고 적군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이 부분은 제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손에 땀을 쥐었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하늘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빠르게 지나가는데도 한 번의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어질 것 같아서 계속 긴장했습니다. 특히 연료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파리어가 끝까지 비행하는 모습은 정말 답답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해변에서 기다리고 있고, 누군가는 배를 타고 구조하러 가고, 또 누군가는 하늘에서 싸우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이야기들이 따로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조금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이 모든 상황이 하나의 사건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이해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구성 때문에 초반에는 약간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위험을 따라가는 느낌이 있어서 계속 긴장하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살아남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쟁영화인데도 누가 가장 강한지, 누가 가장 많은 적을 물리쳤는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파리어가 마지막까지 전투기를 몰고 적군을 막아낸 뒤 연료가 떨어진 상태에서도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장면은 꽤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마지막에는 적군에게 붙잡힐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자신이 할 일을 끝까지 해냈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반면 해변에 있던 병사들이 기차를 타고 돌아가는 장면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들은 살아남기는 했지만 자신들이 영웅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도망쳐 나온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차 안에서 신문을 읽고 사람들이 자신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표정이 달라지는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실패한 것처럼 느꼈던 사람들이 사실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민간인들이 병사들을 맞이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무슨 대단한 일을 했나 싶었는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니 그저 살아서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재미있었다'라고만 말하기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재미보다는 긴장감이 훨씬 강했고, 보고 나서도 한동안 장면들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특히 바다에서 배가 뒤집히는 장면이나 갑자기 공격을 받는 순간에는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을 주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중간중간 이야기가 조금 헷갈리고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살짝 지루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보고 나니 왜 그렇게 긴장되는 상황을 계속 보여줬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전쟁은 누군가가 멋지게 이겨내는 모험이 아니라 그냥 하루하루 살아남아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화려한 전투 장면보다 해변에서 가만히 배를 기다리던 병사들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혼자 조용히 보기에는 상당히 몰입감이 있는 영화였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본다면 영화가 끝난 뒤 '저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전쟁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두려움을 주는지 직접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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