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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던 건물이 순식간에 땅 밑으로 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하고 싶지 않은 그 상황을 다행히도 영화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절망적이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였습니다.

도로가 아닌 건물에서의 싱크홀
이 영화는 제목부터 뭔가 큰 사고가 벌어질 것이라는 느낌이 강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 영화가 본격적인 재난 영화라기보다는 새로 이사 온 직장인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내용인 듯 했습니다. 주인공 동원이 어렵게 마련한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하는데, 아파트에 살다 보면 한 번쯤 마주칠 것 같은 이웃들의 모습이 나와서 초반에는 꽤 편하게 봤습니다. 특히 이웃 주민들의 성격이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아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영화는 생각보다 가볍게 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이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큰 사고가 벌어지니까 생각보다 당황스러웠습니다. 사람들이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건물 전체가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저도 순간적으로 화면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특히 싱크홀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지하로 추락하는 장면은 영화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방금 전까지 웃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니 저도 자연스럽게 긴장하게 됐습니다. 아파트가 통째로 땅 아래로 내려간다는 설정이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상당히 무서운 일인데, 영화에서는 그 상황 속에서도 웃긴 장면들이 계속 나옵니다. 그래서 긴장했다가 웃고, 다시 걱정하다가 웃는 식으로 보게 됐습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가 의외로 재미있었습니다. 계속 심각하게만 진행됐다면 영화가 꽤 무겁게 느껴졌을 텐데, 등장인물들의 행동 때문에 긴장을 조금 풀 수 있었습니다.
무서운 상황인데 계속 웃게 만들다
싱크홀에 건물이 빠진 뒤부터는 영화가 본격적으로 재난 영화처럼 흘러갑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재미있는 점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등장인물들이 계속 웃긴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지금 웃을 상황이 맞나?’ 싶으면서도 결국 웃게 됐습니다. 특히 각자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 좁고 위험한 공간에 함께 갇히다 보니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밖에서는 별것 아닌 일처럼 보일 수 있는데,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이 웃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저 상황에서 저럴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웃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래로 떨어진 뒤에는 언제 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서 계속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특히 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움직일 때는 괜히 제가 다 불안했습니다. 좁은 공간을 지나가거나 높은 곳을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거기로 가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볼 때 등장인물이 위험한 장소에 들어가면 실제로 제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긴장하는 편이라 이런 장면들이 꽤 무서웠습니다. 특히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상황이 더 위험해지는 것처럼 느껴져서 ‘빨리 여기서 나가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중간에는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상황이 더 나빠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겨우 한숨 돌릴 만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이제 괜찮아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위험해지는 식이라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이번에는 정말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또 문제가 생기면 저도 모르게 긴장했습니다. 특히 인물들이 서로 떨어지거나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는 답답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냥 같이 있으면 안 되나’ 싶으면서도 각자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아니까 계속 지켜보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등장인물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조금씩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거나 티격태격하던 사람들이 사고를 겪으면서 결국 서로를 챙기게 됩니다. 누군가는 겁이 많고 누군가는 행동이 앞서고 또 누군가는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함께 있으니 각자의 역할이 생깁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인데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처음에 조금 밉게 보였던 캐릭터도 ‘그래도 저 사람은 저런 면이 있구나’ 하면서 보게 됐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거창하게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등장인물들이 서로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됐습니다.
생각보다 긴장감 있었던 영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였습니다. 사실 제목 때문에 어느 정도 사고가 벌어질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아파트가 통째로 싱크홀에 빠지는 장면을 보고 나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습니다. 특히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지하에 갇힌다는 설정이 단순하면서도 무서웠습니다. 제가 알던 싱크홀은 대부분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발견되었는데 아파트라는 공간이 워낙 익숙한 장소이다 보니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매일 오가는 집과 주차장, 엘리베이터 같은 공간이 갑자기 생존을 위한 장소로 바뀌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만약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기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지나치게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행동 때문에 계속 웃으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진지하게 살아남으려고 하는 순간에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재난 영화라고 하면 보통 처음부터 끝까지 심각하고 긴장감이 강할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중간중간 웃을 수 있는 장면을 넣어서 부담을 덜어줍니다. 저는 혼자 영화를 볼 때 이런 영화가 꽤 편합니다. 너무 무거운 이야기는 혼자 보고 나면 기분이 가라앉기도 하는데, 《싱크홀》은 긴장할 때는 긴장하고 웃을 때는 웃을 수 있어서 전체적으로 가볍게 볼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아주 치밀하고 현실적인 재난 영화를 기대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일부 장면은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 과장된 느낌이 있고, 상황이 너무 심각한데도 웃긴 장면이 이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몇몇 장면에서는 ‘이게 실제라면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까지 모두 현실적으로 따지면서 보면 오히려 영화의 재미가 떨어질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실제 재난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라기보다는 재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코믹하게 보여주는 영화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현실성보다는 등장인물들이 어떤 상황을 겪고 어떻게 빠져나오는지를 따라가면서 보는 것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엄청난 반전이나 전문적인 재난 묘사를 기대하기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갑자기 큰 사고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마음으로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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