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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말레피센트, 저주에 숨겨진 진짜 마음

커넥트T 2026. 9. 9. 15:58

목차


    아름다운 요정 말레피센트가 왜 저주를 내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저주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풀려가는 이야기.

    영화 말레피센트 영화관 실물 티켓.

    처음에는 무서운 악역인 줄 알았다

    말레피센트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사람이 정말 악당이 맞나?'였습니다. 포스터나 분위기도 상당히 어둡다 보니 처음에는 그냥 무섭고 강력한 마녀 같은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뿔이 달린 모습으로 등장하는 말레피센트를 보면 처음부터 친근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포스터를 보면 물레에 찔린다는 표현이 있어 무슨 말인가 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동화의 내용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조금 보다 보니 말레피센트는 처음부터 악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숲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존재였고, 스테판이라는 인간과도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스테판이 점점 욕심을 갖게 되고 결국 말레피센트의 날개를 빼앗아 가는 장면에서는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배신하는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날개를 잘라내는 장면이 생각보다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말레피센트가 자신의 날개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처음에 무서워 보였던 캐릭터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말레피센트가 왜 오로라에게 저주를 내리게 되었는지가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어린 아기에게 저주를 내리는 행동이 잘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무 이유 없이 나쁜 짓을 하는 악당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특히 스테판에게 복수하려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 오로라에게까지 저주를 걸어버리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아기가 무슨 잘못을 했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레피센트가 오로라를 계속 지켜보면서 조금씩 마음이 달라지는 과정이 이 영화에서 꽤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저주를 확인하고 복수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오로라를 신경 쓰고 챙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도 말레피센트가 정말 저주를 풀지 못하게 할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알고 있던 동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다음 장면을 계속 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오로라를 보며 달라지는 마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말레피센트와 오로라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스테판의 딸이기 때문에 당연히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기였던 오로라가 자라면서 말레피센트와 자꾸 엮이게 되고, 오로라는 말레피센트를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신기해합니다. 이 부분을 보고 있으면 두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어느 정도 예상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오로라가 말레피센트를 요정처럼 바라보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말레피센트가 무서운 존재라는 걸 알고 있는데 정작 오로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묘하게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말레피센트도 처음에는 귀찮아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결국 오로라를 계속 지켜봅니다. 말레피센트가 오로라에게 직접 다가가지는 않으면서도 멀리서 챙기는 모습을 보면 어느 순간부터 이미 마음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오로라가 숲속에서 말레피센트를 만나고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은 생각보다 따뜻했습니다.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의 장면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세 요정이 오로라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모습도 은근히 웃겼습니다. 오로라를 안전하게 키우겠다고 데려갔는데 오히려 말레피센트가 더 신경 쓰는 것처럼 보여서 저 정도면 말레피센트가 키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말레피센트가 오로라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오히려 본인도 그 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게 더 재미있었습니다. 저주를 걸었던 사람이 결국 저주받은 아이를 가장 걱정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로라가 성장하고 말레피센트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니 두 사람 사이에 진짜 가족 같은 감정이 생긴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후반부에 오로라가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알게 되는 부분에서는 저도 조금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말레피센트가 결국 자신이 한 일을 후회하고 저주를 풀려고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직접 내린 저주라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특히 오로라가 물레의 바늘에 손을 찔리고 잠이 들어버리는 장면은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괜히 긴장됐습니다. 결국 익숙한 동화의 장면이 나와서 반가우면서도 조금 씁쓸했습니다.

    결국 진짜 사랑은 다른 모습이었다

    후반부는 제가 알고 있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와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라 재미있게 봤습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는 왕자의 키스가 저주를 깨우는 중요한 장면으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는 단순히 왕자의 사랑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로라가 잠든 뒤 어떤 방식으로 깨어날지 궁금했습니다. 말레피센트가 오로라를 찾아가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처음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복수를 위해 내린 저주 때문에 오로라가 이렇게 된 것을 후회하고, 어떻게든 오로라를 구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처음의 말레피센트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오로라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말레피센트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장면은 생각보다 뭉클했습니다. 오랜 시간 오로라를 지켜보고 함께하면서 어느새 진짜로 아끼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말레피센트의 진심이 오로라에게 전해지는 장면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사랑이라는 게 꼭 연인 사이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왕자보다 말레피센트와 오로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기존 동화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말레피센트와 스테판의 마지막 대결도 꽤 강렬했습니다. 날개를 잃었던 말레피센트가 다시 자신의 날개를 되찾고 하늘을 나는 모습은 속이 시원했습니다. 그동안 말레피센트가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마지막에는 조금 통쾌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스테판은 결국 자신의 욕심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말레피센트는 복수만을 위해 살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단순히 악당을 물리치는 결말이라기보다는 말레피센트가 자신이 겪었던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말레피센트가 왜 그렇게까지 오로라를 저주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오히려 이 캐릭터가 가장 많은 변화를 겪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예고편을 미리 많이 보고 영화를 보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이런 전개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원래 알고 있던 동화가 어떻게 다른 이야기로 바뀌었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어서,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