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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기대 없이 골랐는데, 두 번 보고 소설까지 찾아봤습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제 마음을 쏙 잡아버린 영화입니다. 단순히 포스터만 보고 예매를 눌렀을 뿐인데, 인생 영화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아무것도 모르고 골랐다
저는 이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영화를 보러 갈까 해서 켠 예매 어플에서 포스터만 보고 골랐을 뿐입니다. 우주와 관련된 영화인 것만 인식했을 뿐입니다. 심지어 배우도 누구인지 몰랐어요. 무서운 영화만 아니기를 바라며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우주비행사인 것 같은 주인공이 우주선에서 눈을 떴지만, 기억은 사라진 상태. 자신이 누구인지, 왜 우주에 와 있는지, 어려운 과학적 지식도 막힘없이 풀어나가는 주인공.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우주에 와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자신이 우주선에 타고 있는지까지 기억하게 됩니다. 우주에서 발견된 어떤 상태가 태양을 좀먹듯이 갉아먹고 있고, 그 상태가 지속되면 태양의 빛으로 살아가는 지구는 더이상 지금처럼 살아갈 수는 없게 됩니다. 그 사태를 막기 위해 누군가는 우주로 나아가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주인공 그레이스는 그런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정체불명의 위험한 물질을 조사하고, 과학적인 도움을 주던 사람이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우주에 갈 사람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요. 다른 대체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레이스는 우주에 가기 싫었지만 강제로 우주로 보내졌습니다. 왜냐하면 우주로 나간다는 것은, 다시 지구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주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미지의 공간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외계인 로키입니다.
외계인 로키, 거미형 골렘인데 귀엽다
외계인인 로키는 외형은 거미처럼 생겼습니다. 다리가 다섯개고, 눈이라고 할 기관은 따로 없는게 다르지만요. 또 신체는 유기적인 물질이 아닌 광석같은 재질입니다. 그래서 저는 로키를 거미형 골렘이라고 칭했습니다. 그레이스가 로키의 이름을 로키로 지은 이유도 돌과 같은 재질이기 때문에 Rock에서 따온 것 같습니다. 저는 거미를 싫어하지만, 로키는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영화에서 보여지는 로키의 목소리가 귀여운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로키는 목소리라고 할 것이 없습니다. 로키네 종족은 말로써 소통하지 않습니다. 음파로 소통하고, 소리를 통해 사물이나 움직임을 인식합니다. 저는 마치 박쥐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진짜 박쥐가 저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인간인 그레이스가 외계인 로키의 언어를 인식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똑똑한 그레이스는 로키의 음파 중에 특정한 음파를 컴퓨터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그 음파에 뜻을 부여하죠. 뜻을 알아낸 음파가 모이면 인간의 언어로 번역이 됩니다. 처음에는 번역된 글자로 소통을 했어요. 로키가 말하면 컴퓨터에서 문장으로 번역되고, 그레이스가 화면을 보고 로키가 말한 것의 뜻을 읽게 되는거죠. 그리고 더 발전해서 번역되는 글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게 연결합니다. 그 때 쓰이는 목소리를 지정했는데, 그 목소리가 제게는 꽤 귀엽게 들렸습니다. 목소리 뿐만아니라 번역되는 문장이 완성형이 아닌 단어 위주라 어린아이와 대화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귀엽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알게 된 로키도 그레이스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종족이 살고있는 행성을 정체불명의 물질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주로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행성을 지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로키의 명대사는 "AMAZE, AMAZE, AMAZE!"
제가 이 영화를 두 번 보고 난 이후 가장 머릿속을 떠도는 것은, 로키의 명대사, "AMAZE, AMAZE, AMAZE!" 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로키가 온전히 말하고 싶어하는 표현이 아닐겁니다. 한국인이라면 "우와, 진짜 대박!" 정도였을까요? 아마 로키가 놀라는 표현을 음파로 냈을 때, 그 음파를 컴퓨터에 저장한 언어가 "놀라다"이기 때문에 저렇게 번역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듣기에는 어린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듣는 느낌이랄까요. 순수하게 놀람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너무 귀여웠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제 머릿속을 저 대사가 지배할 때쯤, SNS에서도 관련한 피드가 많이 올라와서 반가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로키를 좋아한다는 것에 기분이 좋더라구요. 영화를 보지 않은 친구들에게는 아무리 저 대사를 말해도 이해하지 못해서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로키도 자신과 다른 종족인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순수하게 놀람을 표현하고, 또 함께하며 돕는 존재가 되면서, 이 영화에서의 외계인은 인간과 상생할 수 있는 친구로써의 존재였습니다. 로키는 행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면 서로가 각자의 행성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했으나, 그레이스는 지구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온전히 자신의 연료를 내어주며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나도 따뜻했습니다. 로키는 우리의 친구입니다.
"아무 기대 없이 골랐던 영화, 두 번 보고 소설까지 찾아보았습니다." 영화의 여운이 너무나도 길게 남아, 결국 원작 소설에까지 손이 닿았습니다. 다행히 영화관 건물 지하에 있는 서점에서 그 책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영화와 소설이 있다면 소설을 먼저 본 후 영화를 보는 순서를 좋아합니다. 소설은 오로지 글로서 보기 때문에 장면을 상상해야만 합니다. 저는 그 상상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영화를 먼저 본 것이 제게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잘 알지 못하는 과학의 분야와 우주, 외계인까지 나오기 때문에 상상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을 토대로 소설을 읽으며 더욱 넓은 이야기를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