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개봉 2주 전 아이맥스관 바로 예매하고, 자정 넘어 영화가 끝이 났다." 영화 러닝타임 190분, 무려 3시간을 넘는 영화였지만, 집중한 번 깨지 않고 영화를 즐겼습니다. 영화관을 나오니 자정이 넘어 택시를 타고 집에 가야 했지만, 영화의 여운에 잠겨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 속의 친구, 파야칸과의 만남
이번 아바타: 물의 길은 전작이 개봉하고 12년만에 개봉한 후속작입니다. 전작을 너무나도 재밌게 봤던 저는, 영화 개봉 얘기를 듣자마자 예매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아이맥스관만 찾아 봤습니다. 전작을 아이맥스로 먼저 접했는데, 그 때의 경험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전작에서는 배경이 숲에 살던 나비족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주인공 제이크는 나비족인 네이티리와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고 살아간 지 16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숲에서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었기에 새로운 터전을 찾고자 숲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발이 닿은 곳이 물부족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토루크 막토인 제이크였기 때문에 물부족은 그들 가족을 받아들였습니다. 제이크에게는 둘째 아들 로아크가 있습니다. 로아크는 물부족 생활을 배우다가 바다에서 외톨이 툴쿤 하나를 만납니다. 툴쿤은 난처한 상황에 있던 로아크를 도와줬고, 로아크는 툴쿤의 몸에 꽂힌 작살을 뽑아주며 서로 도움을 나눴습니다. 그 이후 로아크와 툴쿤족 파야칸은 서서히 친구가 되었습니다. 사실 로아크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손가락이 5개이고, 눈썹도 있었습니다. 나비족들은 손가락이 4개이고 눈썹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서 배척을 당하는 편이었습니다. 또 파야칸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또 자신의 동족 툴쿤족을 지키기 위해 살생을 저지른 적이 있습니다. 툴쿤족에게는 "툴쿤의 길"이라는 엄격한 규칙이 있는데, 폭력과 살생을 금하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전투에서 혼자만 살아남았던 파야칸을 다른 툴쿤족은 무리에서 추방시켜 버렸습니다. 평생을 외톨이로 살아왔죠. 그런 두 존재가 만나서 공감대를 이루며 서로를 보듬어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로아크와 파야칸이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인 것 같습니다. 만약 파야칸이 로아크를 만나지 못했다면, 파야칸은 언제까지나 혼자였을 것 같습니다. 서로를 위해주는 친구를 만났다는 것은 진짜 인생의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세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친구는 세상에 없죠.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전 로아크가 파야칸이 무리에서 계속 배척당할 때 너무 슬펐을 것 같습니다.
나서는 게 피해가 되는 시대, 파야칸이 안타까웠던 이유
사실 저는 지금 시대에 무작정 나서는 것이 저에게 좋은 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용기가 없는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만약 파야칸이었다면, 저는 그저 방관하거나 그 자리를 피했을 것 같습니다. 그게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게 양심에 가책을 느낄지언정 저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야칸의 행동이 안타까울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현실이 그렇다고 해서, 영화에서까지 정의롭지 못하다면 이 사회가 얼마나 각박할 지 상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툴쿤족의 몸에는 인간들이 탐내는 물질이 있습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인간들은 툴쿤 사냥꾼이 되어 공격하러 옵니다. 툴쿤족의 친구인 물부족은 그들을 지키기 위해 전투를 강행합니다. 그 일에 로아크가 휘말리게 됩니다. 파야칸은 로아크가 위험에 처하자 또 다시 "툴쿤의 길"을 어기고 그를 살리기 위해 살생을 합니다. 이 때 파야칸이 영웅처럼 나타나 저는 소름돋을 정도로 환희했습니다. 영화관에서 자세를 바로 잡아 앉을 정도였습니다. 툴쿤족은 지능이 높은 동물이라고 합니다. 파야칸은 다 알면서도 로아크를 지키기 위해 살생을 합니다. 그 큰 덩치로 배를 뒤집어 엎고 총을 쏴도 막거나 피하기도 했습니다. 툴쿤을 사냥하기 위해 온 사냥꾼들을 저지하고, 제이크를 잡으러 온 인간들도 포기하게 만드는 것에 파아캰이 아주 큰 활약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파야칸이 로아크를 지켜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파야칸이 로아크를 잃었다면, 아마 파야칸은 자신을 버렸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인간이 부끄러워지는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동물인지 또 한번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위해 무언가를 잡고 죽이는 것을 서슴치 않고 합니다. 동물을 잡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인간은 삶의 시간을 멈추는, 노화를 아예 멈추게 하는 암리타라는 물질을 얻기 위해 툴쿤족을 사냥합니다. 결국 수많은 툴쿤과 나비족들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인간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흘러흘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에 어떠한 생명체의 희생이 있다면, 우리는 모른 채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봤던 전투 장면은 대부분 인간 대 인간의 전투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인간과 다른 생물간의 전투여서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전투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전투였다는 점에서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 장면이었습니다. 이번 아바타 영화에서는 파야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장면들도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파야칸에게 너무 감겨서 온 리뷰가 다 파야칸과 관련된 내용이네요. 첫째 아들을 잃은 제이크가 절망하며 방어적인 성격이 된 것도 가슴아픈 장면이었습니다.
"파야칸이 로아크를 만나서 다행이야." 극장을 나오면서 함께 영화를 봤던 남자친구에게 했던 말입니다. 인생에서 그런 친구가 하나쯤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며 그런 친구에 대한 갈망이자 그리움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