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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루시, 입 벌리고 보던 영화

커넥트T 2026. 8. 23. 23:02

목차


    어렸을 때 했던 상상이 영화에서 나온다는 것은 꽤나 반가운 일입니다. 제가 상상했던 것은 굉장히 터무니없는 일인데 그것을 영화관에서 보게 된 것은 재밌기도 했지만 어이가 없기도 했습니다.

    영화 루시 영화관 티켓.

    터무니없는 상상들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 정말 많은 상상들을 했었습니다. 대체로 저나 어떤 글의 주인공들의 능력에 관한 상상들이었습니다. 불의의 상황에서 뛰어난 점프력으로 위험한 곳에 가 히어로처럼 사건을 해결하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알고 보니 언어능력이 좋아 많은 언어들을 마스터했을 때도 있습니다. 노래를 미친 듯이 잘 부르기도 했고 싸움을 잘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아무래도 지능이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썼던 글의 주인공은 비밀이 많은 숨겨진 인물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떤 실험으로 뇌가 발달한 천재였는데, 그것을 숨기고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가는 인물이었죠. 이 영화의 주인공이 그런 설정입니다. 하지만 더욱 악랄한 이유로 시작됩니다. 주인공 루시는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친구로부터 어떤 가방을 배달하는 일을 강제적으로 부탁받습니다. 배달로만 끝났으면 좋았을 테지만, 그 배달품목을 몸에 넣고 또다시 배달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제는 해외로의 배달이었죠. 배 안에 물건을 넣었지만, 그것은 루시의 배 안에서 비닐이 터져 몸에 흡수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태아의 성장 및 뇌 발달을 위한 물질이었는데 그것을 대량으로 흡수한 루시는 어마어마한 뇌 성장을 강제적으로 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것은 그저 일반적인 지능 실험으로 인한 성장이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엄청 극단적인 성장으로 인간이 버티지 못할 정도로 뇌가 성장해 버려 루시가 끝내 버티지 못하게 됩니다.

    뇌 성장 그 이상?

    제가 상상한 뇌의 성장은 공부를 잘 한다거나 암기력이 좋아진다거나 머리 회전이 빨라지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표현된 뇌의 발달은 조금 그 양상이 달랐습니다. 뇌 발달은 뇌의 사용량이 높아진다는 것이고, 그 사용량이 높아지면 지능 외의 신체를 컨트롤할 수도 있고 전화, 라디오 같은 전자기기들의 전자통신망을 컨트롤하기도 합니다. 이후 물질이 점점 더 몸에 흡수됨에 따라 뇌의 사용량이 더욱 높아지고, 다른 능력들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아지고 섬세해집니다. 하지만 이 발전들이 루시에게 좋은 방향은 아니었습니다. 루시는 능력이 많아지는 대신, 인간의 감정이 점점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루시의 뇌가 얼마나 열렸는지 그 진행도를 퍼센트로 보여주는데, 20% 정도 열렸을 때쯤, 컴퓨터로 수많은 정보를 서치해 뇌 사용량에 대해 연구하던 교수 노먼을 찾게 되어 그와 만나려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상태를 알기 위해 만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한한 지식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오히려 루시가 노먼 교수에게 세상 모든 지식을 알려주겠다 합니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노먼 교수와 만난 루시는 제가 상상한 방법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지식을 전수합니다. 루시는 어느새 인간의 형상이 아니었고, 마치 검은 슬라임 같은 모습이 되어 컴퓨터와 접촉하여 자신의 지식을 USB에 담아냅니다. 과연 USB가 루시의 지식을 다 담을 용량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루시가 만들어 낸 USB인 것 같았습니다. USB에서 우주가 보였습니다. 얼마나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멍하니 입벌리고 봤던 기억

    저는 이 영화를 개봉 당시에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평소에 제가 영화를 볼 때는 개연성을 좀 따지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개연성을 따질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루시가 접촉하게 되는 그 물질이 뭔지도, 진짜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흡수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이었던 뇌의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이 어떤 양상인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신기하게 감상할 뿐이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습득한 지식과 제 상상으로 개연성이 맞나 싶은 장면도 있었지만, 그냥 전체적으로 멍하니 봤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는 루시가 인간의 형상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른 존재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개연성을 따질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영화가 제게는 좀 강렬했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는 그다지 이슈가 된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듣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뭔가 제게는 어렸을 때의 상상력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마치 그 상상력에 좀 더 과학적인 설정이 추가되어 설득력을 갖춘 느낌이랄까요. 제가 상상했던 것들은 정말 터무니없는 상상이었기 때문에 어디 가서 말도 못 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제게는 좀 더 가까이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OTT에서 루시가 보여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설정을 배경으로 소설이 나온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