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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트위스터스, 토네이도를 왜 따라다녀?

커넥트T 2026. 8. 21. 14:44

목차


    저는 토네이도를 따라다니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 발로 위험을 자초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영화 <트위스터스>에는 토네이도를 피하려는 사람과 토네이도를 만나려는 사람, 그리고 토네이도를 연구해 없애려고 하는 사람까지 등장합니다. 토네이도가 무섭기만 한 저에게는 이들의 행동이 낯설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그들이 왜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토네이도를 쫓는지 조금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영화 트위스터스 포토플레이 티켓.

    토네이도를 쫓는 사람들은 왜 위험할까

    신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자연 현상인 토네이도입니다. 보인다고 해도 낙엽이나 먼지 등이 움직이는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거대한 토네이도가 마을을 휩쓸고 건물을 무너뜨리는 모습은 처음에는 조금 과장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봤던 토네이도 영화나 실제 재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그 힘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토네이도 연구자들도 폭풍을 직접 쫓아가면서 관측 장비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사람들이 위험한 폭풍을 따라가는 행동 자체가 완전히 허무맹랑한 설정은 아닌 셈입니다. 실제 연구자들은 토네이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강해지는지,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현장에서 관측을 합니다. 영화 제작에도 실제 폭풍 연구자들이 자문으로 참여해 장비와 관측 방법 등을 현실에 가깝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래도 토네이도를 직접 찾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왜 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토네이도가 생길 것을 예측해서 따라가고, 가까운 곳에서 관측하고,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데이터를 얻으려고 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봤던 <트위스터>도 기억이 납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본 영화라 내용이 아주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토네이도를 따라다니면서 촬영하고 폭풍 속에서 버티며 연구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토네이도를 쫓는 사람들이 위험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트위스터스>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 나옵니다. 토네이도를 관측하고 데이터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토네이도를 약화시키거나 없애려는 연구까지 등장합니다. 예전에는 자연의 힘에 대항하면서 살아남으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자연재해 자체에 손을 대보려는 느낌이라 조금 더 발전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영화적인 상상력이 들어간 설정입니다. 실제 전문가들의 설명을 보면 토네이도를 의도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토네이도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현상이기 때문에 영화처럼 특정 물질을 뿌려 간단하게 힘을 없애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합니다. 영화 속 설정은 재미를 위한 상상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런 설정이 재미있었습니다. 예전에는 토네이도가 오면 피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 잘 관측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라면 여전히 안전한 곳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토네이도가 온다면 방공호나 안전한 건물 안에 들어가서 상황이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잠깐의 신기함이나 새로운 데이터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싶지는 않습니다. 영화 속 사람들은 토네이도를 보면서 흥분하고, 가까이 갈수록 더 집중하지만 저는 아마 반대 방향으로 뛰어갈 것 같습니다. 역시 제 기준에서는 안전제일입니다.

    토네이도에 연인을 잃은 케이트

    작중 여자 주인공인 케이트는 대학생 때부터 토네이도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여러 화학물질을 이용해 토네이도 내부의 수분 등에 영향을 주어 그 힘을 약화시키려는 연구였습니다. 그런 과학 지식이 없는 제게는 여름에 제습을 위해 염화칼슘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실제 원리는 전혀 다르겠지만, 토네이도 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을 넣어 힘을 줄이려고 한다는 개념이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영화에서 나온 설정이 실제로 가능한지도 몰랐기 때문에 일단 영화 속 상상이라고 생각하면서 봤습니다. 그런데 실제 전문가들의 설명을 찾아보니 영화에서처럼 토네이도를 없애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영화 속 아이디어 자체에 과학적인 개념을 참고한 부분은 있지만, 실제로 적용하려면 엄청난 양의 물질을 정확한 위치에 매우 빠르게 투입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 토네이도를 약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른 강한 바람이나 폭풍이 더 큰 피해를 줄 가능성까지 지적됩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를 보면서 ‘이게 정말 가능하다면 왜 지금까지 아무도 못 했을까?’라는 원문의 생각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어쨌든 케이트는 그런 연구를 하면서 실제 토네이도를 경험하고, 결국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팀원들과 남자친구를 강력한 토네이도로 잃게 됩니다. 그 일 때문에 케이트는 자신이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갖게 되고, 결국 토네이도를 쫓는 일을 그만둡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케이트의 선택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만약 제가 케이트였다면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진 연구라고 해도 다시는 토네이도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다시 함께하자고 한다면 단호하게 거절했을 것 같습니다. 이미 한번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는데 또다시 위험한 현장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저에게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케이트는 완전히 떠나버리지 못합니다. 토네이도 때문에 계속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결국 케이트는 다시 토네이도를 관측하는 일에 참여합니다. 저는 이런 선택을 보면서도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저렇게까지 다시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어쩌면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씩 재난을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토네이도 연구도 위험한 현상을 가까이에서 무작정 보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현장에서 얻은 관측 자료를 통해 토네이도의 발생과 움직임을 더 잘 이해하고, 예측과 경보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실제 연구자들도 폭풍을 쫓는 일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데이터를 얻기 위해 현장에 나갑니다. 그래서 케이트를 보면서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저라면 트라우마에 갇혀 다시는 도전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케이트는 그 트라우마를 가지고도 다시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무서워도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안전하게 집에 있으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영화 속 케이트에게는 다시 한번 토네이도를 마주하는 것이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는 일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도 돈을 쫓는 사람들

    케이트와 대학생 때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팀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 하비입니다. 케이트가 토네이도를 쫓는 일을 하지 않을 때에도 하비는 토네이도를 관측하는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결국 감지력이 뛰어난 기술을 만들어 토네이도 연구에 활용하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토네이도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하려 합니다. 저는 당연히 하비를 돕겠다는 투자자도 비슷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투자자의 목적이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큰 토네이도가 발생해 마을과 집들이 무너지면 그 땅을 싼 가격에 사들이기 위해 재해가 발생할 지역을 미리 파악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설정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자연재해 자체도 무서운데, 누군가에게는 다른 사람의 집이 무너지고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일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더 끔찍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누군가는 평생 모은 집을 잃고, 누군가는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어지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는 ‘이제 땅값이 떨어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영화 속 악역이기 때문에 과장된 설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현실에도 정말 이런 사람이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다른 사람의 불행을 자신의 기회로 생각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 중 제가 먼저 떠올리는 것은 홍수입니다. 만약 홍수가 날 것을 예상하고 일부러 피해 지역의 땅을 싸게 사들일 생각을 한다면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인가 싶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재난 이후 부동산 가격이나 토지 이용이 변화하는 여러 경제적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영화처럼 사람들의 피해를 미리 계산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모습은 매우 불쾌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트위스터스>에서 토네이도 자체보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의 욕심이 더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토네이도는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일부러 미워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알고도 그것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다릅니다. 토네이도가 마을을 덮치는 것을 막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누군가는 그 재난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합니다. 같은 토네이도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영화에서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케이트와 하비가 토네이도를 연구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살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반대로 투자자는 재난을 자신의 이익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저는 두 사람의 차이를 보면서 같은 지식과 기술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토네이도를 왜 따라다녀?’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시작했지만, 끝나고 나니 꼭 토네이도를 쫓는 사람만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고, 누군가는 사람들의 불행을 이용하기 위해 그곳을 바라봅니다. 저는 역시 토네이도가 온다면 안전한 곳에 숨어 있고 싶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제가 안전하게 숨어 있을 수 있도록 토네이도를 연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트위스터스>를 보고 난 뒤에는 여전히 “저라면 절대 토네이도를 따라가지 않겠다. 안전제일이다.”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