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같은 기억과 몸을 가진 복제인간이 정말 나와 같은 사람일까요? 미키17을 보며 복제인간과 생명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영화 후기입니다.

같은 기억을 가진 미키는 정말 나일까요
저와 같은 얼굴의 사람이 또 한 명 존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얼굴만 닮은 사람이 아니라 같은 DNA와 같은 기억까지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영화 미키17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 미키는 우주 이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위험한 일을 맡게 됩니다. 죽더라도 저장해 둔 기억과 신체 데이터를 이용해 다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미키를 일종의 소모품처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설정이 조금 황당하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다시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정말 살아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라면 어떻게 생각할지도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같은 몸이고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래도 '나'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원래의 내가 죽은 뒤 새로운 내가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과 기억이 같다고 해서 정말 완전히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쉽게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미키17이 죽고 다시 미키18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사람들은 미키의 번호가 바뀌는 것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이전 미키가 죽은 것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오히려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이 한 번 죽으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죽어도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면 과연 죽음의 의미가 지금과 같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복제인간이라는 신기한 소재를 보는 것보다, '내가 죽어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 살아간다면 그것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았습니다.
미키17과 미키18이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미키17과 미키18이 동시에 살아 있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원래라면 한 사람이 죽고 새로운 복제 인간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미키17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미키18까지 만들어지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두 존재가 한 공간에 함께 있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둘이 함께 다니면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같은 기억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본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없애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면서 오히려 긴장감이 생겼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같은 사람이라도 성격이 다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영화 속 미키들은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같은 일을 겪은 기억이 있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생각해보면 실제 사람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같은 사건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생각까지 완전히 같아지는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 미키17과 미키18을 단순히 한 사람의 복제품이라고만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같은 기억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서로 다른 선택을 하고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는 순간부터는 각각 하나의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미키17이 위험한 상황에서 크리처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인간들이 크리처를 위험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미키17을 구해준 것은 그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처음 보이는 모습만 가지고 상대를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인간과 크리처가 서로를 경계하고 있었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오히려 누가 정말 위험한 존재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외형 때문에 무섭게 느껴졌던 크리처가 미키17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결국 생명을 소모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오래 남았던 것은 인간이 미키를 너무 쉽게 소모품처럼 생각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죽으면 다시 만들 수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미키가 사람이라기보다 필요한 일을 대신하는 도구처럼 취급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꽤 불편했습니다. 아무리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죽는 순간의 고통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미키는 죽을 때마다 고통을 느끼고, 다시 만들어진 미키 역시 이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다시 살아났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정말로 죽어도 계속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처음에는 굉장한 능력처럼 느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오히려 그런 삶이 무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생명은 점점 가벼워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키17이 크리처들과 만나면서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인간들이 무서워했던 크리처 역시 자신들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었고, 인간의 침입 때문에 피해를 입은 존재였습니다. 미키17이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서 저도 처음의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복제인간이라는 설정 자체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같은 기억과 몸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존재한다면 누가 진짜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오히려 '누가 진짜인가'보다 '누구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미키17은 영화를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모든 장면이 재미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조금 복잡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복제인간이라는 설정만큼은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저라면 저와 똑같은 기억을 가진 복제인간이 생긴다고 해도 그 사람을 단순히 또 다른 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나와 똑같은 기억을 가진 새로운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복제인간의 기술보다도 사람의 생명을 어디까지 하나의 존재로 인정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도리화가, 무엇이 나를 두번 이끌었나 (0) | 2026.08.17 |
|---|---|
| 퍼스트 라이드, 잊지 못하는 친구 (0) | 2026.08.16 |
| 마녀배달부 키키, 순수함을 즐길 수 있는 영화 (0) | 2026.08.14 |
| 영화 파일럿, 한선화의 곡하듯 우는 장면에서 빵터진 나 (0) | 2026.08.13 |
| 영화 탈주, 피아노 연주하던 손으로 총을 들다 (0) | 2026.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