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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영화 후기, 엘파바는 악역?

커넥트T 2026. 8. 7. 09:38

목차


    "엘파바를 악역으로 오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엔 그 착각이 진짜였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포스터만 보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글린다는 핑크색이고 엘파바는 초록색으로 서로 반대되는 모습이었으니까요.

    영화 위키드의 포토 티켓.

    위키드 첫인상, 엘파바가 악역인 줄 알았습니다

    저는 위키드라는 뮤지컬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아리아나 그란데가 나온다는 것에 집중했을 뿐입니다.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때는, 핑크색과 초록색으로 대조되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대결구도를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글린다는 핑크색이라 선한 역할이고, 엘파바는 초록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어 마녀이자 괴물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는 제가 큰 착각을 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초록색 피부를 갖고 태어났지만 자신에게 당당해보이는 엘파바가 꽤나 사랑스러웠습니다. 반대로 핑크색으로 무장한 글린다는 조금 불편한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사랑스러워보일 듯이 만들었지만 그 행동이 예쁘지 않더라구요. 자신을 사랑받아야 할 존재로 만들기 위한 전투복같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마 글린다는 엘파바를 시기했던 것 같습니다. 외형적으로 예쁘지 않아도 내면이 단단한 엘파바를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만약 저라면, 제가 저 영화에 있던 인물이라면 어땠을 지 상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글린다처럼 행동하지도 못하고, 엘파바처럼 당당하지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영화가 노래와 함께 이어집니다. 저는 뮤지컬 영화를 좋아합니다. 복잡한 일도 노래를 넣고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도 잘 되구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원작 뮤지컬도 너무나 궁금해졌습니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춤, 그때부터 모두가 인정했습니다

    글린다와 엘파바는 같은 방을 씁니다. 착한 행세를 하는 글린다가 마법 교사인 마담 모리블의 권유에 홀랑 넘어간 것입니다. 엘파바는 처음에는 글린다를 재수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글린다는 엘파바를 촌스러운 아이라고 생각하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글린다는 모두에게 자신이 착한 아이라고 보여지고 싶은 욕망때문에 엘파바에게도 겉으로는 친하게 대해줍니다. 엘파바는 그런 글린다를 점점 친구로 느끼게 되죠. 전학을 온 멋진 왕자인 피예로가 일탈을 위해 연 무도회. 엘파바는 참여할 생각이 없었지만, 글린다가 그녀를 곯려주기 위해 검은 고깔모자를 선물하며 잘 어울린다고 쓰고 무도회장에 오라고 하니 가게 됩니다. 글린다는 촌스러운 모자를 쓰고 올 엘파바를 보기 전에 마담 모리블에게서 의외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글린다는 마법사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마법에 재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법에 재능이 있는 엘파바를 시기하기도 합니다. 엘파바는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한 글린다가 마법사가 되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되어 마담 모리블에게 마법 수업을 글린다와 함께 듣게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글린다는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무도회장에 촌스러운 검은 고깔 모자를 쓰고 온 엘파바에게 미안함을 느낍니다. 진실을 알게 된 엘파바는 눈물을 흘리며 홀로 외로이 춤을 추고, 글린다는 그녀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에 같이 춤을 추게 됩니다. 그러자 다른 학생들도 그녀들을 따라 춤을 함께 춥니다. 그 시점에서 학생들이 엘파바를 인정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글린다의 영향력이 엘파바에게도 좋은 영향으로 다가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글린다의 파퓰러, 엘파바의 디파잉 그래비티

    이 영화에서 가장 귀에 남았던 노래이자 장면은 파퓰러(Popular)라는 노래를 할 때입니다. 진정한 친구가 된 글린다와 엘파바. 글린다는 엘파바의 촌스러운 외모를 꾸며주고 싶어합니다. 그 때 부르는 노래가 파퓰러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가 굉장히 귀에 잘 붙으면서도 우스꽝스러웠습니다. 이 대목에서 글린다의 역을 맡은 아리아나 그란데가 발 끝을 발레하듯이 통통 올리고,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춤을 추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음악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그 음악은 글린다 자체의 행복의 아우라를 그대로 표현했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억남는 넘버는 마지막에 엘파바가 글린다와 헤어지며 부르는 노래인데요.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입니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그 대목이 기억이 납니다. 엘파바는 어렸을 때부터 대마법사를 존경해 왔습니다. 하지만 진짜 마법사를 만나고 진실을 알게 되자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대마법사의 명령을 거부합니다. 그로 인해 엘파바는 마치 무서운 마녀인 것 처럼 몰리게 되고, 글린다가 대마법사의 말을 듣자고 설득을 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하늘을 나르며 자신의 의지를 결심하는 모습이 아주 웅장하고 강렬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를 본 후에 마침 한국에 위키드 뮤지컬 내한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바로 예매해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이 노래를 굉장히 재밌게 들었고 장면이 좋았기 때문에 기대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뮤지컬을 보고서는 영화의 장면이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뮤지컬보다 영화가 표현하는 방식이 더 자유롭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특히 디파잉 그래비티는 영화에서 좀 더 그 맛을 살린 것 같습니다. 

     

    "내가 엘파바였으면 글린다처럼 따랐을 것 같아. 난 용기가 없거든." 엘파바는 마음이 단단하고 용기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제게서는 찾기 힘든 모습이라 부러웠던 것 같습니다. 다음 후속작에서는 부디 엘파바가 자신을 둘러싼 오해를 풀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