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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악마가 이사왔다, 공포 아닌 로코!

커넥트T 2026. 8. 10. 10:19

목차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건, 영화 예매 어플에서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때인데요. 제목과는 다르게 밝은 색감과 폰트에 이건 절대 무서운거 아니다 싶어서 예매하게 되었습니다. 가볍게 웃기 좋았던 로맨틱 코미디, 악마가 이사왔다 입니다.

    악마가 이사왔다 영화의 포토플레이 티켓.

    악마를 가미했지만 코미디였던

    처음 이 영화의 제목을 알았을 때, 저는 악마가 중의적 의미의 악마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악마 같은 녀석" 같이 짓궂다거나 나쁜 남자, 나쁜 여자와 같은 의미로의 악마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포스터가 악마나 귀신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재밌는 내용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게 진짜 악마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자 주인공인 선지의 몸에 악마가 같이 있다는 설정이었습니다. 근데 저는 처음에 볼 때 선지의 행동에 악마가 깃들었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짓궂은 성격의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 비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들도 악마가 선지 몸에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진짜 악마인가 했습니다. 근데 악마가 대대로 딸에게 이어져 오는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이중인격이 아니구나 하고 알아챘습니다. 또 선지의 주위를 도는 한 남자. 바로 퇴마사인데, 그가 선지의 몸에 깃든 것을 귀신이라고 하며 퇴마 해주겠다고 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귀신인지 악마인지 공포장르를 소재로 했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어둡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코미디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웃긴 장면은 편의점에서 폰폰쉬폰 에피소드입니다. 선지가 좋아하는 디저트가 있는데, 편의점에서 파는 쉬폰케이크입니다. 밤마다 그 케이크를 몽땅 사는데 선지처럼 그 케이크를 좋아하는 여학생이 부러워하자 일부러 약 올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편의점에 갈 때마다 폰폰쉬폰을 쓸어가던 선지였는데, 나중에는 그 여학생을 위해 싫어하는 맛으로 바꾸는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선지의 몸에 깃들었던 악마의 정체도 드러나 바뀌게 됩니다.

    악마를 가장했지만 상처 많은 소녀

    사실 선지의 몸에 깃든 악마는 악마가 아닌 귀신이었습니다. 사실 오래전 어느 마을에서 살던 소녀였는데, 전염병으로 가족을 잃고 마을사람들에 의해 제물로 바쳐진 가여운 소녀였습니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죽게 된 그녀를 딱하게 여긴 한 가족이 그녀를 딱하게 여겨 항아리에 넣어 묻어줬습니다. 착한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었습니다. 전 그 사람이 선지의 조상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항아리에서 살게 되면서 100년이 지나면 모든 것을 잊고 편해질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런데 50년 동안 항아리에서 살던 그녀를 어떤 여자가 항아리를 꺼내면서 열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항아리에 김치를 담아버려서 소녀의 영혼이 그 여자에게 씌었습니다. 그 여자는 임신 중이었고 소녀의 영혼은 이후로 그 집안의 딸에게 옮겨졌습니다. 여자가 바로 선지의 조상이었습니다. 하필이면 김치를 담다니, 어쩌면 소녀의 영혼이 저주를 내린 걸까요. 소녀의 이름은 문양입니다. 문양이의 영혼이 딸들에게 이어지니 그 집안의 사람들은 악마가 이어져 온다고 믿은 것 같습니다. 설정이 특이했습니다. 아니, 특이했다기보다는 안타깝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이제 저는 선지에게 깃든 영혼이 악마가 아닌 귀신인 문양이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0년만 더 항아리에서 버텼다면 성불했을 문양이였는데 저였어도 화가 많이 났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아리에 있지 않던 시간이 쌓이면서 곧 사라지게 될 선지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살던 항아리를 찾고 싶었고, 밤마다 항아리처럼 보이는 것은 다 뒤적여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찾지 못했죠.

    문양이를 위해 찾은 항아리

    선지를 사랑하게 된 길구는 밤마다 악마로 변하는 선지와 함께 지내면서 선지의 몸에 깃든 문양이에게도 친근감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곧 사라질 것이라는 문양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길구는 문양이의 항아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문양이가 들려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선지의 조상이 살던 시골의 외딴 집으로 가 항아리를 찾으려 온 마당을 헤집었습니다. 보름달이 뜨기 전에 결국 문양이의 항아리를 찾은 길구덕분에 문양이는 다시 항아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장면이 있을때까지 영화를 보는 저는 소녀의 이름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장면에서야 소녀가 자신의 이름을 길구에게 말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길구와 문양이는 작별아닌 작별을 했고, 선지가 다시 밤마다 악마가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길구는 다짐합니다. 문양이의 항아리를 50년간 안전하게 보관하겠다고요. 그러면 문양이는 50년이 되었을 때 편안한 곳으로 갈 수 있을겁니다. 이후에 엔딩에서는 선지가 유학을 다녀오고, 길구와 새로운 로맨스를 시작할 듯한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납니다. 과연 길구는 선지를 좋아한 걸까요, 아니면 문양이를 좋아한 걸까요? 처음에 선지를 좋아하게 된 것은 선지의 미모에 반했기 때문이었지만 이후에 친해진 것은 문양이와의 티격태격하던 것이 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상인의 선지와 길구의 스토리는 그리 비중이 크지 않았거든요.

     

    사실 이 영화는 로맨스코미디 장르인 것 같지만 제 기준 코미디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제게는 선지의 스토리가 그리 웃기지 않고 오히려 진지하게 안타까움을 자아낸 것 같았습니다. 부디 길구가 보관하는 문양이의 항아리에 더 이상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